비상금 3개월치, 그 숫자는 어디서 왔을까
비상금은 '많을수록 좋다'가 아니라 '무엇을 버텨 내는가'로 정합니다. 3개월치라는 기준의 근거와, 내 상황에 맞는 계산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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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상금 이야기를 하면 대개 두 극단으로 갈립니다. "6개월치는 있어야 한다"는 쪽과, "그래 봤자 월급이 있어야 모으지"라는 쪽. 둘 다 맞는 말이지만, 정작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.
비상금은 많이 모으는 기술이 아니라, 무엇을 버텨 내기 위한 돈인지 먼저 정하는 일입니다.
3개월이라는 숫자의 근거
3개월은 마법이 아닙니다. 수입이 끊겼을 때 견딜 수 있는 최소 구간입니다. 새 일자리를 구하거나, 아픈 몸을 회복하거나, 큰 지출을 다시 조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대체로 이 구간에 들어옵니다.
남의 통계보다 내 기록이 정확합니다. 지난 이직에 걸린 시간, 아팠을 때 일에서 완전히 빠졌던 기간, 예상치 못한 지출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. 이 셋 중 가장 긴 기간이 나의 진짜 숫자입니다. 어떤 사람에게는 2개월이고, 어떤 사람에게는 6개월입니다.
계산은 고정비로 한다
월급의 3개월치가 아닙니다. 고정비의 3개월치입니다.
- 집세·관리비·대출 원리금
- 통신비·보험료·구독료
- 식비 중 최소 유지비
- 이동·의료비 중 줄일 수 없는 부분
이 넷을 합하면 한 달의 "버티는 비용"이 나옵니다. 여기에 3을 곱합니다. 외식·여가·취미는 이 계산에서 빼 둡니다. 비상금은 삶의 질을 지키는 돈이 아니라, 무너지지 않게 하는 돈이기 때문입니다.
모으는 순서
- 1단계: 한 달치 — 급여가 밀리거나 갑작스러운 지출이 왔을 때 고개를 들 수 있는 최소선
- 2단계: 세 달치 — 수입이 완전히 끊겨도 삶이 흔들리지 않는 선
- 3단계: 그 이상 — 여기서부터는 비상금이 아니라 "선택의 자금"입니다
1단계가 채워지기 전에 투자를 시작하면, 시장이 흔들리는 순간 비상금을 투자에서 빼 와야 합니다. 그때가 가장 비쌀 때입니다.
비상금에 자주 하는 실수 세 가지
- 투자에 넣어 두기 — 비상금의 성능은 수익률이 아니라 즉시 인출 가능성입니다
- 정확히 맞추려 하기 — 3개월치가 아니라 2.7개월치에서 멈추느니, 눈금을 올려 4개월로 가는 편이 낫습니다
- 한 번 쓰고 방치하기 — 쓴 뒤 다시 채우는 규칙을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비상금은 일회용이 됩니다
기록이 남아야 다시 채울 수 있다
비상금을 쓸 때는 세 줄만 남깁니다. 얼마를, 왜, 언제 다시 채울 것인가. 이 기록이 있으면 다음 달부터 자동으로 다시 채워지는 계획이 됩니다.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되돌아오는 경로입니다.
3개월치라는 기준을 맹신하지 마세요. 대신 그 숫자가 무엇을 버텨 내기 위한 것인지 적어 보세요. 적는 순간, 비상금은 두려움의 크기가 아니라 계획의 크기가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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